※본 책은 판타지 세계관 AU(어나더 유니버스, 패러랠) 기반으로 쓰여진 2차 창작 내용으로 개인 해석이 다분하며 적먹(아카시X마유즈미) 커플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아카시와 마유즈미 외의 <쿠로코의 농구> 캐릭터도 나오며, 선역이 아닌 역할로 등장할 수 있다는 걸 유의해주세요.
딱히 동양풍 혹은 서양풍 고정 세계관으로 묘사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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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사악한 마왕 때문에 혼란에 휩싸이고, 용사는 동료를 모아 마왕을 물리치려고 하는 내용의 서장을 볼 때부터 그는 '그래, 이번에도 또 같은 내용은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며 흥미진진하게─물론 표정은 무표정이었지만─책장을 넘겼다. 그가 지금 앉아 있는 곳은 풀벌레들이 우는 조용한 숲 속 한 가운데의 나무 아래였지만, 어두운건 딱히 독서에 방해가 되지 않아 등불이 없어도 문제될 거야 없었다.
대신 그가 '마왕님은 사실 여동생?' 이라는 다음 1장의 제목을 읽자마자 들려온 요란한 소리가 문제가 되었다면 이쪽이 더 큰 문제일까. 아아, 모든 애독가가 동의하다시피 소리는 독서의 최악의 적이다.
"쯧."
밤에는 집에 돌아가 자는 게 보통 인간…사람들의 생활이 아니었던가. 거친 말발굽 소리와 덤불을 재빠르게 지나가는 발소리, 잡아라! 라고 시끄럽게 고함을 지르는 인간들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는 뒷머리를 두어 번 긁고 책을 덮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쪽으로 오지 않으면 좋을 텐데, 라고 생각하자마자 역시 예상은 빗나갔다. 추격자들과 쫓기는 듯 한 사람은 상당히 빠르게 곧바로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이제 곧 인영들을 육안으로 판단할 수 있는 거리였다.
"귀찮게…."
역시 다음부턴 마을의 여관방이라도 빌려서 밤을 보내야 하나, 하지만 마을은 어딜 가든 온통 사람들뿐이어서 그에게는 껄끄러웠다. 개인 방은 찾기 힘들 뿐더러, 그런 방을 빌려도 옆방에서 나는 소리는 언제나 시끌벅적했다. 보통의 여관은 주점도 겸업해, 잠도 잘 자기 힘들었다.
어쨌거나 일단 지금은 저 건부터 해결해야겠지, 라며 그는 허리에 매달고 있던 칼집에서 칼을 꺼냈다. 평범한 바스타드 소드로 요 근래에는 잘 쓸 일이 없었지만 날이 잘 서 있는 그의 유일한 무기를 쥐고선 곧 몇 초 후면 이곳에 들이닥칠 추격자들을 향해 그는 칼을 휘둘렀다. 깔끔하고─군더더기 없는 단 한 번의 움직임. 다시 눈을 떴을 땐 말들이 공격에 울부짖으며 쓰러지고 낙마한 추격자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뭐, 뭐냐. 넌!"
"숨겨진 암살자인가!"
달이 역광으로 비춰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지 않자 추격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여 자리에서 일어나 새로 맞닥뜨린 습격자를 공격하려 했지만, 소리 없이 그림자처럼 다가온 남자의 투명한 먹빛 눈과 마주쳐 그대로 털썩, 실 풀린 인형처럼 바닥에 주저앉았다. 별거 없잖아, 기억 소거 마법 정도만 걸고 좀 멀리 데려다둘까─하고 생각하던 그는 자신이 누군가 한명을 잊고 있었다 는걸 그제야 알아챘다. 대충 시끄러운 쪽만 안일하게 신경 쓴 결과였다.
그러니까, 쫓기고 있던 쪽의 인간이다.
누군가에게 쫓길 거 같은 첫 인상은 절대 아니었다. 그렇게나 달렸는데도 거친 숨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으니. 달빛 아래에서 그가 자신의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
"…."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처음 뵙겠습니다, 아냐?"
이게 보여지다니 골치 아픈 일이 된 거 같다며 그는 훗날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이 밤의 이야기가 어떻게 책에 써져 후세에 전해질지 모른 채, 그저 머리를 감싸고 한숨을 쉬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검사님."
"검사가 아니야, 쉬고 있던… 독서가다."
우스운 대답에 웃지 않은 상대는 아래에 널려있는 책들을 보고선 고개를 끄덕였고, 그 동안 그는 상대방이 붉은 머리와 붉은 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달빛 아래에서도 쉽게나마 알 수 있었다. 분위기도 영 평범하지 않을게 일반 평민은 아니려나, 마나의 힘도 느껴지긴 했다. 그의 추측은 거기까지였으므로 딱히 이 존재에 대해 특별한 흥미는 더 없었다.
귀찮아진 마유즈미는 손을 휘휘 저었으나, 그는 정확히 한 시간 후 거대한 저택에 들어서게 된다. 또 일에 휘말리기 싫었으며, 끈질기게 권유하는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기도 귀찮아졌기 때문이다. 어째 여기 같이 온 게 더 큰 일에 휘말린 거 같지만─ 함께 마유즈미의 짐을 나눠든 녀석은 자신을 아카시 세이쥬로라고 밝혔고, 마유즈미는 말없이 그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며 그가 어째서 등 뒤에 있는 클레이모어를 아까 추격자들을 향해 쓰지 않았는지 궁금해 했지만 말로 내뱉지 않았다.
아무튼 그가 안내해 준 저택의 손님방에서 마저 읽은 1장의 내용은, 뻔 한 내용 까진 아녔지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전개라 마유즈미는 침대에 누운 채로 몸을 굴러 책을 던져버렸다. 그저 새로 산 책을 한 권 읽으려다가 여러 가지가 일어난 밤이었다.
2. play set overture
적X먹 19세 미만 구독불가 단편선/16p 소설 A5
2편의 단편이 실려있습니다.
샘플은 없으며 단편선의 제목만을 게재합니다.
(1) DOGPLAY (2)COSTUMEP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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