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 자신을 진짜 사랑한다고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요? 그럼 100쌍의 남녀 커플에게 물어본 랭킹 5위부터 공개해 보겠습니다!]


아침밥을 먹으면서 보는 텔레비젼 속 모닝쇼 -아침부터 아니메를 튼다면 그건 자신또한 피곤해지는 일이었다-사회자의 목소리가 재잘거렸다. 참 쓸데없는걸 조사하고 다녔네, 리얼충들. 저런건 주관적인거니까. 아무리 통계치로 조사한다고 해도 1위로 나온 결과가 가장 보편적이라고는 볼 수 없을텐데 말이지. 마유즈미는 계란말이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하지만 이러한 자신과는 달리, 아카시는 궁금했던 모양인지 우물거리는 사이 슬쩍 고개를 기울여 마유즈미 등 너머의 화면을 보려고 했다.


"뭐야, 저런게 궁금해?"

"사실 더 궁금한건 따로 있습니다만."


그게 뭐냐고 묻지 않아도 알아서 말할테니, 마유즈미는 그저 장아찌 그릇을 아카시쪽으로 밀 뿐이었다.


"마유즈미 선배는 저 질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 쪽이 더 궁금합니다."

"주관적인 질문에 대한 통계치에 대해서 어떻게 객관화하고 실제 연인들의 삶과 어떻게 관련 있는지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눠보는 것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는건가?"

"밥알 튀었어요, 선배."

"난 저 질문에 관심 없는데. 생각이라..."

"아니, 제 질문이 잘못되었나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요. 눈을 맞추면서,


"마유즈미 선배는 언제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느꼈는지."


젓가락이 탁, 하고 떨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게 마유즈미 자신의 손가락 안에서 빠져나갔다는건 3초쯤 후에 알았다. 미소지으면서 저런말을 당당하게 하는건 어떠한 생각이냐. 알아도 말해줄까싶으냐. 마유즈미는 침착하게 새 젓가락을 가져와 식사를 재개했다.

한숨과 함께.


"... 생각해보고 말해줄게."


-


사랑이란 어떠한 감정인가?


-


마유즈미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윗 질문이 아니라, 아카시가 자신에게 고백했을때의 답에 대해서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아카시와 함께 지내며,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외출하며 식사하고 있다. 이것은-


오해였을까? 동정이었을까, 동정은 아녔다. 아카시 세이쥬로라는 인물에게 그런 감정을 품을 수 있는 자는 없을테니까.

혹은 언젠가는 그가 이러한 배덕한(웃기지만) 감정을 접을거라고 혼자 단언지었던 것일까? 거절은 어렵지 않았다. 맨 처음 옥상에서처럼 마유즈미는 원한다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였지.


마유즈미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었다.


-


내가 아팠을 때, 조금 헛소리가 심해져서. 뭐, 무심결에 거기 라노베좀 읽어줘. 36페이지에 책갈피 껴져 있을거야, 라고 말했었지. 너는 그리고 침대 옆에서 그걸 또 읽어줬고. 정신차려보니 엄청나게 웃긴 상황이었지만 너는 진지했던걸로 기억한다만. 거기가 아마도 주인공이랑 여동생캐랑 키스하는 장면이었는데-


그런거야.


그냥, 그런거라고. 너는 진지했잖아. 사실 웃었어도 나는 이 상황을 또 말했을거다. 같은 생각이었을거고. 지금보니 어디서부터가 분기점인지 모르겠잖아, 아아. 그냥 네가 내가 아팠을때 옆에 있었다는 정도로 해 두자. 관대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이젠 내가 물어볼 때다. 너는 언제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느꼈냐.


"마유즈미 선배."


언제나요.

선배는 당신이 자각하는 것 이상으로 절 좋아하고 있습니다.


... 몰랐죠? 저만 아는 사실일겁니다.

그래서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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